이지우의 세상만사

피지컬AI '별의 순간' 온다…한국 기회 잡을까 (1)

연중기획 [AX인사이트 3.0]
챗GPT와 같은 고속성장 예견된 피지컬AI
자율주행차부터 휴머노이드까지 다양
로봇·베터리 등 제조 한국, 피지컬AI 제격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 AX)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2022년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챗GPT는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며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탑재된 피지컬AI가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했다. AI 주도권을 잃은 한국에 피지컬AI는 기회다. 비즈워치는 연중기획 'AX 인사이트 3.0'을 통해 한국이 피지컬AI의 '별의 순간'(결정적 기회)을 잡을 수 있을지 살펴본다.[편집자]

"로봇공학의 챗GPT 순간이 곧 다가온다."(The ChatGPT moment for general robotics is just around corner)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 말이다. 2022년 출시 후 AI 대중화를 이끈 챗GPT의 폭발적 성장 순간이 로봇공학에도 임박했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출시 3년만인 2025년 1035억달러(154조원)까지 성장했는데, 이 속도대로 피지컬AI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피지컬AI, 이미 시동 걸었다

피지컬AI는 로봇이라는 몸을 가진 AI다. 챗GPT·제미나이 등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기반에 둔 생성형 AI가 글자·이미지로 학습한다면, 피지컬AI는 카메라·센서·액추에이터(구동장치)를 통해 직접 보고 듣고 몸을 움직여 세상을 이해한다. 단순 반복 작업하는 산업용 로봇에서 벗어나 스스로 판단·행동하도록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폭발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지난해 글로벌 조사 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는 작년 AI 로보틱스 시장 규모가 225억 달러(33조6600억원)로 2020년보다 350% 성장했고, 2030년에는 643억 달러(9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2050년까지 10억개 이상의 휴머노이드가 사용되고, 휴머노이드 시장규모가 5조 달러(7478조)까지 성장한다고 봤다.

피지컬AI 종류는 크게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 △물류 중심의 자율이동로봇(AMR)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상용화 속도가 가장 빠른 시장은 자율주행차다. 젠슨황 CEO는 올해 CES에서 "자율주행은 최초의 대규모 주류 피지컬AI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웨이모와 중국 바이두 등은 이미 무인 로보택시를 상용화하며, 피지컬AI 시대를 열었다.

'1가구 1로봇'이 예상되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성장성이 압도적이다. TV 등 가전과 같이 집집이 휴머노이드 로봇이 필수가 되는 시장이 열릴 수 있다. 지난 1월 바클레이즈가 낸 보고서를 보면 로봇의 대당 생산 비용은 1억원대인 10만 달러 수준으로, 10년 전 300만 달러보다 감소하며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했다. 바클레이즈는 현재 20억~30억 달러 규모의 휴머노이드 시장이 2035년 최대 2000억 달러(299조원)로 성장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올해 CES에서 보스톤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이 작업 시연 중이다./영상=비즈워치 DB로봇·배터리·반도체 모두 만드는 한국

전세계에 피지컬AI의 폭발적 성장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도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제조업 기반의 한국 산업 구조는 피지컬AI의 핵심 학습 재원인 '제조 데이터'를 수집하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자동차와 로봇, 배터리, AI반도체 등 피지컬AI 핵심 산업군을 두루 갖추고 있다. 젠슨황 CEO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한국은 로봇을 만들 수 있고, 그 로봇을 공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나라"라며 "전 세계적으로 로봇 제조 기술과 로봇을 활용할 산업 기반을 갖춘 나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은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를 통해 로봇 사업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현대자동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 LG전자의 로보스타·로보티즈·엔젤로보틱스, SK텔레콤의 씨메스·유일로보틱스 등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올해 CES 무대에 올렸고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로봇 생산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기업가치가 1조2000억원에 불과했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현재 몸값은 55조원(교보증권)으로 급상승했고, 향후 100조원을 뛰어넘을 것이란 낙관적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와 기업, 학계가 2030년 휴머노이드 최강국을 목표로 1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뜻을 모았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젠슨황 CEO와 '깐부 회동'이후 기업들의 피지컬AI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며 "운전대가 필요없는 자율주행차와 '필수 가전'으로 상용화될 휴머노이드 주도권을 갖게 되는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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